교토를 다섯 번이나 다녀왔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교토역 반대편에는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사찰, 도지(교왕호국사)를 방문하게 되었죠.
이곳은 교토의 소란스러운 관광지와는 다른, 한적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로 저를 맞이했습니다.
도지에서 만난 평화로운 순간
도지에 들어서는 순간, 교토의 유명 사찰들과는 확연히 다른 고요함이 저를 감쌌습니다.
오래된 목조 건축물들이 뿜어내는 세월의 흔적과 그 주변의 푸른 숲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현대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만이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시즌별 다르기 때문에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JR교토역에서 도보 약 15분
긴테쓰 도지역에서 도보 10분
게이한 도지역에서 도보 10분
<이용안내>
개문시간
05:00 ~ 17:00
금당, 강당 08:00 ~ 17:00 (16:30마감)
보물관 09:00 ~ 17:00 (16:30마감)
입장료는 시즌별마다 금액이 다릅니다.
보통은 500엔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https://maps.app.goo.gl/RPfXAkD9TjSc5tmr5
도지 안에서 만난 작품들
이 사찰의 매력은 단순히 고요한 분위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도지에는 두 개의 주요 사찰이 있어 각기 다른 예술적 보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 미카즈키 가논(Mikazuki Kannon)
첫 번째 사찰에서는 미카즈키 가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헤이안 시대의 불교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관음보살의 미묘한 미소가 보는 이로 하여금 평화와 위안을 느끼게 합니다. 섬세한 조각과 고요한 분위기는 도지의 조용한 환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집니다.
2. 고다이쇼(Godaishō) 불상과 단월회상(Danwakai-shō) 벽화
두 번째 사찰에서는 고다이쇼 불상과 단월회상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다이쇼 불상은 다섯 개의 위대한 명왕상으로, 각기 다른 표정과 힘찬 모습이 사찰의 경건함을 더욱 강조합니다. 단월회상의 벽화는 불교 경전을 기반으로 한 장면들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고대 일본의 예술적 기교와 불교 신앙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 벽화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실제로, 도지를 방문한 날은 무척 더운 날씨였지만, 사찰 내부는 시원하면서도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불상들의 압도적인 크기와 정교한 조각들 앞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교토에서 많은 신사와 사찰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거대한 불상들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방문 시 유의사항
도지에서의 예술 작품과 건축물은 특별히 보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먼저,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작품의 보존을 위해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마음으로만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사찰 내에서는 음식 섭취 금지입니다, 관리하시는 분들이 수시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도지의 상징, 오층탑 - 전통과 현대 기술의 만남
도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은 오층탑입니다. 이 탑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오층탑 중 하나로, 교토의 역사와 전통을 대표하는 상징물입니다. 그런데 이 오층탑의 건축 기술이 현대에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바로 도쿄 스카이트리가 이 오층탑의 전통 공법을 바탕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오층탑의 중심 기둥이 지진의 충격을 흡수해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 원리가, 스카이트리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이처럼 도지의 오층탑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일본의 전통 건축 기술이 현대에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 고리입니다.
새로운 교토를 발견하다
교토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도지는 이번 여행에서야 비로소 찾게 된 숨겨진 보석과도 같았습니다. 도지를 천천히 걸으며, 이곳의 예술과 역사를 느끼는 것은 그 어떤 여행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특히, 오층탑의 전통 공법과 도쿄 스카이트리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면서, 교토의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도지를 둘러본 후, 인근에 위치한 수족관까지 걸어가서 또 다른 교토의 매력을 탐방했습니다. 수족관에서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교토 여행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기회였으며, 도지는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도지를 둘러보며 더위에 지칠 때쯤, 매표소 바로 뒤에 있는 작은 쉼터에서 맛볼 수 있었던 쿠즈(칡) 아이스크림이 생각납니다. 이 아이스크림은 그야말로 더위를 날려줄 정도로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딸아이는 이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해서, 여행 내내 "쿠즈 아이스크림!"을 외치며 찾아다녔지만 똑같은 맛을 구현해 낸 곳은 없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Uf8HRguHiU6tPS9H8
이 아이스크림은 근처 매장에서 공수해오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매장이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죠.
다음번 교토 방문 때는 꼭 그 매장을 찾아가서 다시 한 번 맛볼 계획입니다.
교토에는 많은 유명한 사찰들이 있지만, 도지처럼 잊혀진 곳에도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때로는 북적이는 관광지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도 좋은 여행의 일부입니다. 도지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또 다른 사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교토의 진정한 면모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교토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도지를 꼭 방문해 보세요. 이곳에서의 조용한 시간과 예술적 보물은 여러분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겨울에 눈 덮인 도지도 아주 멋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겨울에 다시 방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toji.or.jp/en/location/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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